“말 안 통하는 외국인 vs 비싼 한국인”... 2026년 돌봄 시장의 ‘위험한 선택’
[요양뉴스=김혜진 기자]2026년 대한민국 돌봄 시장이 전례 없는 이분법적 갈등에 직면했다. 정부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을 전면 확대하면서, 현장에서는 ‘저렴한 비용’과 ‘서비스의 질’ 사이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가의 전문 돌봄을 원하는 수요와 저가형 외국인 돌봄을 수용하는 수요로 시장이 급격히 재편되면서 ‘돌봄의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외국인 가사관리사 1만 명 시대, 현장의 반응은 ‘냉담’정부는 최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유입된 외국인 돌봄 인력을 방문요양 현장에 투입하는 시범 사업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정부의 기대와 사뭇 다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언어’와 ‘문화적 차이’다.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보호자 A씨(52)는 “어르신들은 신체적 수발 못지않게 정서적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보호사와 하루 종일 계시는 것에 대해 무척 불편할거라고 하신다”며 “단순히 몸만 씻겨드리는 게 돌봄의 전부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언어 장벽으로 인한 투약 실수나 응급 상황 대응 미숙 등의 사례에 대한 우려가 높다.“비싸도 검증된 사람을 써라”... 프리미엄 돌봄의 부상외국인 인력 도입이 가속화될수록 역설적으로 ‘검증된 한국인 전문 인력’에 대한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특히 케어런츠와 같은 전문 교육 플랫폼을 통해 실무 역량을 인증받은 요양보호사들은 일반 시급보다 20~30%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줄을 잇는다. 실제로 케어런츠의 입주요양 교육을 수료했던 1기 교육생 중 일부는 월 5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고 있는데, 26년 중반까지 예약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전문가들은 이를 ‘돌봄의 프리미엄화’라고 진단한다. 이제 보호자들은 단순히 자격증 유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인력이 치매 전문 교육을 이수했는지, 응급처치 능력을 갖췄는지, 그리고 사회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았는지를 최우선 순위로 꼽기 시작한 것이다.‘값싼 노동’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먼저이러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인력의 국적보다 ‘역량의 데이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인력이든 한국인 인력이든, 그들이 가진 돌봄 기술과 현장 평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한 실버 산업 전문가는 “정부가 단순히 머릿수만 채우는 인력 공급 정책에 매몰되어 돌봄의 본질인 ‘신뢰’를 놓치고 있다”며 “민간 영역에서 시도되는 전문화 교육 및 평가/인증 시스템을 공공 영역으로 수용하여, 이용자들이 인력의 국적이 아닌 ‘검증된 역량’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